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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6-13 23: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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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명심
 조회 : 2,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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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5시.
견지 가는 날은 자명종이 필요 없다.
현관문을 열어 신문을 집어 들고는 화장실로 직행한다.
건성으로 굵은 활자만 읽고 나와서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차에 싣는다.
오전 6시.
안식구와 아이들을 깨운다.
아직 잠이 덜 깬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출발.
김밥집에 들러 점심 메뉴인 김밥을 몇 줄 챙겨 넣는다.
이제 신호등 3개만 지나면 단양까지 직행이다.
오전 8시 30분
여주 휴게소.
아이들은 여행 가는 날 아침은 으례 휴게소 우동으로 알고있다.
오는 길에 광미에 들러 미끼를 장만 했다.
가게 한 귀퉁이에 미끼가 잔뜩 포장되어 있다.
사장님이 오늘 학당 열리는 날인데…… 그렇구나….
갑자기 재작년 봄 지수리 생각이 난다. 그 때가 5기 학당 이었는데….
오전 10시.
흐강에 도착했다.
사모님과 반갑지만 짧게 인사를 나누고 바로 강변으로 직행.
텐트를 치고 바람부는 방향 가로로 차를 세워 바람을 막았다.
안식구와 아이들 쉴 자리가 마련 되었으니 이제 맘놓고 낚시를 할 수 있다.
오전 11시.
안식구가 얼굴과 목에 썬크림을 발라준다.
감격, 또 감격. 세상에! 내가 낚시 와서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향산 누치들아 봤지!? 느그들 오늘 각오해라!!!
오늘은 어떤 대를 가지고 누치와 일합을 겨루어 볼까.
견지대는 몇 대 없지만 그 중 가장 아끼는 대가 있다.
어찌 어찌 해서 손에 쥐게 된 노선주님이 기력이 좋으실 때 당시로는
제법 좋은 재료로 만드신 것으로 갖게 된 것이 생각 할수록 운이 좋았다.
이것과 개미(정기표 선배)대를 가지고 입수하여 오전 견지를 시작하여
꺽지, 끄리, 그리고 누치 몇 수로 오전을 마감.
물에서 나와 점심을 먹고 아이들이 잡은 고기들과 장난을 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
오후 3시.
이번엔 아이들을 데리고 입수.
얕은 곳에서 아이들과 건성으로 헛팔질을 해댄다.
두 놈이 번갈아 가며 “아빠 내 앞에도 뿌려 주세요 “
잠시 후 큰아이 목소리 와우!!. 피라미 한 마리가 물어 주었다.
작은 아이의 목소리 “ 씨~이, 난 왜 안 잡혀, 아빠 내 앞에 많이 뿌려 주세요 “
잠시 후 이번엔 작은 아이의 견지대에 피라미 한 마리가 걸려 나왔다.
오후 4시.
아이들은 낮잠을 잔다며 숙소로 올라가고 나는 채비를 정돈하여 다시 입수.
이번엔 개미대 대신에 안병각 선배님의 선물(일명 핵잠수함,,, )을 가지고 입수.
씨알 작은 끄리가 심심치 않게 달라 붙는다. “ 조금 무겁게 해 볼까 “
새로 사서 끼운 황동추 아랫쪽으로 편납을 3센티 둘러서 다시 흘려 본다.
한 20m 흘렸을까, 터~억!
허~억!!! 대물이 주는 느낌에 아주 짧은 순간 절로 호흡이 멎는다.
나는 설장을 타고 줄을 감으며 느끼는 스릴보다 저절로 호흡이 멎어지는
아주 짧은 이 순간의 쾌감이 몇 갑절 더 크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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