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여울을 알리는 이정표로 버드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여울가에 자리를 잡은 이 나무는 사계절 자연의 혹한을 견디며, 자신이 살아있는 나무로서의 존재감을 우리 견지꾼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올 이른 봄...누군가에 의해 살아있는 수족을 모두 잘리고 말았습니다.

 

잘린팔에서는 아직도 피가 줄줄흐르고 있습니다.

 

더더욱 잔인한 현실은 그 버드나무의 마지막 목줄기까지 톱으로 반이상 베어 이제 더 이상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잔인한 짓을 견지꾼이 했다고 믿어야 할지 의문이 듭니다.

나무가 우리에게 어떤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 잔인한 짓을 했을까요.

인간은 절대로 자연을 소유할 수 없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더불어 향유하는 것을 제일 높은 가치로 알고 살아야 함에...

자신의 한 몸뚱이 잠깐 따뜻하자고 수십년 그자리에 있었던 나무에게 이런짓을 할 권한이 없습니다.

견지꾼으로서 정말 창피함에 비내여울을 다시는 찾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