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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03-07 15: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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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대훈
 조회 : 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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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단양연수원 답사에 참석하지 않고 귀신에 홀리 듯 섬진강에 다녀온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조행기를 씁니다.
3월1일 올린 순천의 이장희님의 섬진강 봄소식 글이 저를 섬진강으로 향하게 하였습니다. 금요일 밤 여울사랑 정기모임이 끝나고 불과 2시간도 잠을 자지 못한 상황에서 토요일 새벽 4시반 집을 나서 김재섭 형님과 안재찬군을 픽업하고 중부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낚시춘추의 김태운 기자님과 김웅태 선배님은 이미 도착하시어 계셨고 예춘호 선생님과 함께 오신 조상훈 홍보국장님은 호남고속도로상의 여산휴계소에서 만났습니다.
호남고속도로 상에서 살짝 눈발이 날리더니 전주와 남원을 지나면서 꽤 굵은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하여 섬진강 견지가 좀 이른가 하며 걱정이 들었으나, 눈은 곧 그치고 바로 녹아 다행이었습니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견지하기엔 어려워 토요일은 오래 견지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물에 담근 손이 세찬 바람에 얼듯이 시려옴은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니 밑밥 주는 것에 게으르게 되었고 누치는 입질도 거의 없었습니다.
잘 잡힌다는 안쪽 자리를 양보해주시는 봉암 김형한 선생님은 섬진강 누치의 손님 대접이 시원치 않다며 안타까와 하시고, 이 추운 날씨에 먼 길을 달려온 제가 제정신이 아닌 듯한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나 오랫동안 근질근질한 손과 어께를 달래려 여울에 서서 스침질을 한 것 만으로도 좋다고 하신는 김웅태 선배님의 말씀에 문득 TV 개그프로에서 나오는 “좋아 좋아”가 떠 올랐습니다.
짧은 견지, 이른 저녁, 늘 후배들에게까지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봉암선생님은 완강히도 우리가 저녁값을 치르지 못하게 하시며 참게탕을 저녁으로 대접해 주셨습니다. 한 둘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섬진강을 그렇게 여러 번 찾아와도 매번, 온 것 만으로도 그리고 함께 여울에 서 있는 것 만으로도 좋으시다며 아낌없이 당신의 환대는 봄을 맞이한 섬진강의 포근함 보다도 더 소중하게 다가섭니다.
다음날인 일요일 어제는 바람이 좀 잦아 들어 다앞여울에 다시 들어 서서 견지를 하는데 닷컴의 이재일님과 이장희님 그리고 봉암선생님과 무려 8명이 여울에 들어 서니 서로 어께가 맞다을 정도로 바짝바짝 서서 견지를 하는데도 즐겁기만 하였습니다. 전 날과 마찬가지로 매우 뜸한 입질 그리고 조과는 적었지만 흐믓한 견지였습니다. 시끄럽게 떠들며 웃으며 여울에 서면 조과가 좋지 않는 것을 모두 알면서도 아무도 조용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여울 옆 숲속에 이재일님과 이장희님이 준비해 오신 김밥과 라면, 조상훈 국장님의 된장국 그리고 봉암선생님께서 준비해 오신 묵은 김치로 점심을 들고는 다시 여울에 들어 서서 견지를 즐겼습니다. 많은 조과는 없엇으나 모두가 적비 혹은 대적비 두마리 이상의 손맛을 보았으며, 넉넉한 마음으로 서울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여울에 서게되어 고맙고 고마운 분들 봉암선생님, 이장희님, 그리고 이재일님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혹 섬진강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신다면 도움이 될까 하여 몇 가지 특이점을 적어 보렵니다.
- 아직 수온이 차가와 물고기들이 활동은 작아 입질도 드믈었습니다. 그러나 언덕에 올라서서 수백마리의 누치가 강가 나뭇가지가 물속에 잠겨져 있는 곳에 모여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이한 것은 바닥이 자갈이나 호박돌이 있는 곳이 아니라 모래인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누치가 모여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그래서 다압여울의 경우 물속의 나뭇가지에 줄이 걸리지 않도록 하며 가급적 최대한 가장자리 쪽으로 줄을 내려 보내는 것이 유리합니다.
- 입질도 “덜커덕”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아주 미미하게 있으므로 약대 보다는 강대가 유리할 것이라고 봉암 선생님이 추천하시었습니다.
- 대부분 20미터 이상 먼 곳에서 걸리므로 아주 느리게 스침질을 하는 것이 유리한 듯합니다.
- 띄움 견지 보다는 여울에 선 인원이 많지 않다면 작게라도 썰망을 이용하는게 손도 안시리고 좋으리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 황어는 아직 보이질 않았습니다. 지난해 3월8일 간전교 근처에서 황어가 잡힌 것과 비교한다면 올해는 조금 늦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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