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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11-29 16: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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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장희
 조회 : 3,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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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섬진강 다압여울 (2004. 11. 28)
일주일이 왜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섬진강이 자꾸 나를 부르는 듯 한 착각에 하루하루 길게만 느껴졌다.
23일 화요일 다압여울에서 허사장님과 봉암 선생님을 만난 뒤로
맑고 깨끗하게 흐르는 섬진강여울과 자연산 갓을 뜯어다 갓김치도 담고 해야지 하는
생각에 주말이 더욱 기다려진다.
토요일 직원 결혼식에 참석하고 집에 오니 2시 마눌과 아이들을 달래서 다업여울로 출발...
3시 경 도착하여 마눌과 아이들은 갓을 뜯고 난 장비 챙겨서 바로 입수.
허사장님이 박아 놓으셨다는 말뚝과 연안 수몰나무 사이로 채비를 흘리면 말뚝근처에
채비가 도착해서 하나 둘 셋 하면 핑 ~ 줄을 당긴다.
강하게 설장을 타며 저항하는 녀석들을 빠른 물살에서 제어하기가 힘들지만
녀석들이 힘이 좋아 손맛 또한 좋다.
1시간 동안 여섯 번 채비를 흘려서 누치 40센티 정도 여섯수 했다.
시간은 바르게 흘러 4시를 넘는다.
산이 높아 해가 일찍 저물어 더 이상 견지를 하면 마눌과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미련없이 물밖으로 나와서 아이들에게로 가니 갓을 많이도 뜯어 놓았다.
나 또한 30여분 갓을 뜯다보니 한푸대와 큰 비닐봉지로 한봉지.
집에 와서 갓을 다듬어 이웃집도 나누어 주고 갓을 씻어서 소금에 절여
젓갈을 많이 넣고 갓 김치를 담았다.
새벽 2시까지 아이고 힘 들어라
일요일
마눌과 아이들이 함께 하면 하루 종일 견지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또 아이들 피아노 선생님이 월요일 일이 있어 못 오니까
일요일 오전 10시 30분쯤 온다하니 피아노가 끝나고 가면 늦는다는 핑계로 혼자 집을 나섯다.
룰루 랄라 날씨도 좋다.
오랜만에 여유로운 견지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절로 흥 겹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11시.
봉암선생님이 전화를 하시었다.
거의 도착을 했다하시며 대전의 이재일 씨도 오신다 했다하시며 먼저 입수하라 하신다.
입수하여 덕이를 꿰어서 채비를 흘린다.
말뚝근처에서 하나 둘 셋 덜컥 핑 ~ 정확하다.
활처럼 휘어진 견지대,
햇빛에 눈부신 은빛 물결,
흐르는 물소리,
멀리 앞산에 쏫아지는 했살,
무아지경이다.
너무 좋다.
누치 세수하고 막 또 한수를 걸었는데 봉암선생님이 도착하시었다.
헌데 이번엔 꽤 큰 녀석 인가 보다.
예사롭지 않다.
여울 가장자리로 조금씩 나오면서 줄을 감으니 제법 힘쓰는 녀석은 50센티 정도된다.
어제 오늘 최고 사이즈다.
녀석을 살림망에 넣고 물밖으로 나가 인사를 하며 선생님이 타주신 커피한잔을 하고 다시 입수.
황어를 걸어서 바로 앞에서 바늘털이에 방생하고, 이쉽다.
이재일 씨가 오면 황어를 꼭 보여주어야 하는데.... 아쉬워 하는 데
다시 덜컥 하며 핑 ~ 타 타 탁
조심 조심 녀석을 잡으니 황어 제법 큰 녀석이다. - 그날 최고 큰 녀석이었음.
수장대를 너무 깊이 박아서 살림망 주둥이가 물속에 잠기었다.
눈앞에서 누치와 황어가 지나가 길래 이상하여 망을 들어보니
제일 작은 녀석 두 마리만 있고 여섯 마리는 이미 고향으로 가고 없었다.
허탈하다.
이재일씨가 오면 황어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재일씨가 왔다.
인사를 하고 포인트를 알려주고 함께 입수.
역시 견지는 여럿이 해야...
봉암선생님의 견지대가 활처럼 휘며 설장을 탄다.
제법 힘쓰는 녀석이 물살을 헤치며 오는데 황어.
우와 ~ 하는 탄성과 함께 은빛 황어의 몸짓을 볼 수 있었다.
물살이 세어서 십여미터 하류로 가서 말뚝 박아놓은 곳 까지 내려가서
견지를 하니 훨씬 서있기가 좋았다.
이곳에서 이재일씨도 누치와 은빛 황어의 손맛을 볼 수 있어
섬진강이 손님대접을 잘 할 수있게 해주었다.
이날 황어가 10여수 나왔다.
내가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아 이재일씨가 사진을 찍었다.
난 찍는 걸 좋아하지 찍히는 건 어색해서... 잘 나왔으려나...
재일씨가 내린천 황어는 피리크기만한데 섬진강 황어는 꼭 송어 같다 한다.
한 겨울에 이렇게 활발한 입질을 하는 게 믿어지지 안는다며 서울쪽 견지인들은
겨울이면 줄을 풀어 놓는데 이걸 알면 놀랠서 손이 근질거릴 꺼라 한다.
5시까지 견지를 하고 장비를 챙겨서 근처 식당으로 이동하여 식사를 하며
견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또 한분의 견지인을 만나서 좋았다.
이제 견지에 입문한 초보에게 아끼던 견지대와 호남에서 구하기 어려운
세이코 흑침과 황동추를 선물로 주어서 감사히 받았다.
나 또한 후배가 생기면 나의 견지대를 선물로 주어야지...
이렇게 헤어진 시간이 8시
대전과 정읍으로 출발하고
난 순천을 향해 오는데 차 창밖의 보름달이 섬진강 물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내 마음도 물빛같이 잔잔히 흐르는게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나의 마음이 동화되어 함께 흐르는 것 같았다.
운전하며 선물받은 견지대를 만지작거리며 견지인의 따듯한 마음을 느끼었다.
이상 사진없는 섬진강 다압여울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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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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