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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6-28 01: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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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river
 조회 : 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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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님이 이르시기를, 이러 저러 합하면 사람이 꽤 될것 같으니 매운탕을 이십인분을
준비하라 하시길래 "명대로 받잡겠습니다" 하고 금요일날 퇴근후 마트가서 열나 준비를
했는데 막상 저녁때가 되어 매운탕을 끓이려고 하고 보니 사람들이 슬금 슬금 다 사라지
고 십여명만이 겨우 남아 있다. 일거리 줄어 편하다는 생각은 안 들고 그럼 저 재료들은
다 어카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드니 나도 참 어디가서 편하게 살기는 글른 사람인것 같다.
일급요리사는 보조가 있어야겠기에 이리저리 둘러보니 만만해 보이는 사람이 하나 있다.
"강우규 선배님~~이리 오세요. 이것좀 도와주세요~~"
누구랴 일급요리사의 명을 거절하랴만은 그래도 시키기에 조금이라도 마음 편한 사람이
좋을것 아닌가?
강선배님은 일급요리사가 찍은 보조답게 내어주는 재료들, 파, 마늘, 온갖 야채들을 완벽
하게 다듬어 씻어서는 식수로 마지막 헹굼까지 하는 투철한 위생정신을 보여주셨다.
매운탕을 끓이자니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강의도 함께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전인가 강선배님께서 고양나라 공출때 그나라 국민들을 먹여 살려 보겠노라고 매운탕
끓이는법을 메일로 문의한 적이 있어서 비법이라서 알려줄수 없지만은 강선배님은 특별히
생각하야 알려드리겠노라고 너스레를 떨며 메일을 보낸적이 있는데 그 후에 잘 되었는지,
고양나라 국민들을 만족시켰는지 어쨌는지는 확인한 바가 없어서 겸사 겸사 그때 일을
물었더니 이론만 가지고는 잘 안되는것 같다고 하시길래 아예 실전에서 강의를 하기로 하였
던 것이다.
매운탕 두 냄비를 보조의 도움을 받으며 강의를 하며 끓이고 나니 한쪽에서는 코펠에 따끈
따끈한 하얀 밥이 완성되어 있다.
어스름이 어둠이 내리는데 주룩주륵 내리는 빗줄기속에 쉬임없이 흐르는 여울소리...
쳐놓은 천막밑에 사람들은 각자의 숟가락을 들고 옹기종기 둘러 앉았다. 매운탕 냄비를 불
위에 올려 놓은 채로 바글 바글 끓이면서 식사를 하니 그 순간만은 모두가 내 피붙이 진짜
가족이나 진배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겨웠다.
그 어떤 황제의 산해진미보다도 더 맛있었고 그 어떤 왕궁의 만찬보다도 더 아름다왔던 저녁
이었다는거....그 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다 인정하리라...( 안그러면 담에는 매운탕 국물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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