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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4-28 19: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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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상기
 조회 : 3,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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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전화에서 밤의여왕이 흘러 나온다.
여보세요?
문회장의 반가운 목소리
"한형? 강송 공출이 있는데 안가실껴?"
일요일 아침. 방학동 사무실 뒷정리가 있어 아들놈과 약속한 일과가 머리를 때린다.
뒤이어 펼쳐지는 여울의 오케스트라. 흐르는 물결 .
아흐~
좋아!
쨔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돈3만원으로 자식놈 비위를 맞추고는
문회장께 손전화 찍었다.
난데없는 묘령?의 여인 목소리. 화들짝 놀라 더듬거리며
"저- -
전화속 여인 눈치도 빠르셔라
"아!네 ! 이전화는 문도ㅇ 님껀데 안가지고 가셨네요
혹 낚시~이~"
감 잡았다.
"아 사모님이세요?"( 물론 감춰둔 애인은 아니실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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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찬이의 전화 받고는 나를 왕따시키고 자기들? 끼리만 갔다 이거지?
우쒸, 사람 불질러 놓고 내 뺐다 이거야?
혼자서 꿍시렁 거리며 뒤따라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경춘가도의 환상적 드라이브 코스도 젤로 좋아하는 연두색 새싹들도
질풍처럼 내닫는 나를 막지 못했다.
오직 흐르는 여울과 숨이 탁 막히는 입질만이 머릿속을 빙빙 돌뿐!
강송공출의 점심시간에 도착하여 아침 굶은 내 뱃속의 아우성을 쐬주로 잠재우고
정말 멋지게 폼나게 누치 만나러 들어 간다.
나홀로 견지시절 뻔질나게 들락거린 개야리!
어디에 누치가 놀고 있는지 한눈에 척!
그래,조~기로 가야겠네.
포인트 선정을 10초만에 끝내고
노선주님 견지대로 상하 좌우, 전진 후퇴
리드미컬한 나의 시침질,
멍짜야! 노~올자
피래미가 같이 놀자 할까봐 시침질을 더욱 폼나고 묵직하게 그리고 천천히...
약간은 탁해진듯한 물살을 보며 그때서야 하늘을 본다.
아! 그래.. 나는 바람이야, 구름이야..
줄이 날창거려 손에익혀진 땡김으로 물살의 속도를 느낀다.
시간이 가는구나 세월이 가는구나
우리네 인생
그냥 그렇게 왔다 가는것.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다가 가자꾸나.
물속에서 팅팅 불어서 그런가 ? 짜슥이 안 먹어?
참하고 토실토실한 덕이를 하나도 안아프게 꼬랑지만 살짝 꿰어 다시금 멋진 시침질
흐흐 시침질에도 도가 있으니.ㅎㅎㅎ
턱!
으~윽!
귀가 아프도록 터~억 소리를 내며 숨이 멎는다.
그리고는 꼼짝 않는듯 하더니 슬쩍 몸을 비튼다.
그러면 그렇지 난또 돌에 걸린줄 알았잖아!
낮게 바닥에 깔아서 상하 시침질하다 돌에 걸려 수장시킨 바늘이 그 얼마드뇨
놀람과 설렘이 희열로 바뀐다.
묵직한 느낌으로 보아 누치가 맞는데 수온이 차서 그런가?
처음의 묵직함에 비해 순순히 끌려온다.
곧추세우고 한바퀴
옆으로 뉘어 한바퀴
좌로 뉘어 한바퀴
우로 눕혀 한바퀴
흐흐 옆에서 견지채 휘두르던 ㅇ 님의 부럽 부럽 시선을 만끽하며
터지는 미소를 감추지 않는다.
우~와! 큰거 같은데요
겸손을 가장한 약올림으로 선배님의 시샘을 부추긴다.
(자식 이럴때는 선배님 앞으로 가야 되는거야.)
어라! 정말 가네 !
어,어, 이거 줄 터지는거 아냐!
선배님의 한 말씀
"견지대 세워,세워"
이번엔 오른쪽으로 돈다. 폼나게 멋지게 서서히
바위가 있다.
이제야 갑자기 긴장한다.
감으면 안되는데,안되는데
견지채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한 한껏 들어 올린다.
타닥 ! 놈의 모습이 보인다. 크다.
물속에 보이는 놈의 크기에 다시 전율하며 결코 줄 터뜨리는 실수가 있어서는 안되지 안되지!
힘으로 제압하려다간 내 줄이 터질게 분명하다. 밀려오는 긴장감에 온 신경이 줄보다 더 팽팽해 진다.
처음 견지시작하고 잠실 수중보에서 60센치 넘는것도 잡아봤으나 그때는 이렇게 긴장되지 않았다.
여기는 정말 생동감 넘치는 대 자연속
녀석의 머리가 반대쪽을 향하고 있다.
아~ 안되! 안되!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살짝 감아본다.
휴우~ 녀석의 몸이 180도 회전하는것을 보며 안도한다.
왼손을 내려 물속에 담근다.
수온과 온도가 비슷해야 놀라 튀는일이 없다고 조상훈님의 글에서 본 듯 하다.
두툼한 입술이 그녀?만큼 예쁘다. 귀여운 녀석
드디어 해 냈다. 물밖으로 랜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내 실력도 어느새 도사급이 되었나 보다.
좀체 피우지 않는 여울속 담배
성취감으로 들뜬 내 마음을 담배연기에 실어 그렇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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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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