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따갑고 풍요롭던 2004년 어느 봄날. 단양의 늪실민박.
그날은 "가람과 벗"의 정출날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너무 많이 잡히는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입질이 잦았는데,
금년 들어서는 도통 感이 없다.
그저 가는곳 마다 꽝"을 때리기 다반사요.....망신살의 연속이다.
시장내 주위 상인들은 내가 魚神쯤 되는줄로 안다.
내가 물속에 들어서면 누치들이 떼로 몰려와서 물어대거나 자진해서
물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고있다.
죄다 뻥"이다.
물가로 다가 갈수록 콩닥대는 맘이 없다면 그건 필시 짝퉁 견지꾼이거나 생구라다.
포말을 이루고 세차게 흘러가는 여울을 보면서,
와-락 뛰어 들고픈 충동이 일지 않는다면..그넘은 아직 환자가 아니다.
그날부로 견지를 끊어도 하등 아쉬움이 없는 넘이다.
늪실의 장대여울에 섰다.
기도하는 맘으로.....
고사떡 앉히듯.....들깻묵 두어줌 깔고 덕이 한줌.....또 깔고 또 한줌,,,설망을 채운다.
바늘 한쌈지....황동추....여분의 고무줄과 이쑤시개...완벽하다.
언제부턴가 高手님들 흉내 낸답시고 즐겨쓰기 시작했던
피라미대를 집어든다.(여기에 멍짜라도 물리면 이 견지대는 그날부로 끝이다.)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고수로 봐 주길 바라는.....
순전히 "폼" 때문에 날창거리는 대를 사용한다.
다른건 몰라도 내 수장대 만큼은 예술이다.
선반 공업사에 巨金을 주고 특수제작한.......
엽총처럼 꺽어서 접는 방식의 신장비다.
그런데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아마 이것도 실패작인듯 싶다)
허리춤을 스쳐가는 물살의 간지럽힘은...
참고 참다가 갈겨댄 오줌발처럼
온몸에 쾌감을 안겨준다.
이제 잠시후면........누치떼의 향연이 펼쳐질것이다.
엄연히 견지대의 손잡이부분이 있건만,
시건방을 떠느라 손잡이 부분 한참위를 잡곤 ...
마치 지휘봉을 쥔 자세로 스침질을 시작한다.
누가 보던지........고수의 스침질로 볼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첫 손님이 왔다. 생기다 말은 피라미다.
- 짜슥----- 귀여운넘이 왔군...다음부턴 물지 말거라........가라!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클린트이스트우드가 담배를 옆으로 꼬나물고 언넘을 봐주는 장면처럼
바늘로 부터 피라미를 떼어 놓아준다.
여기까지가 좋았다.
그게 그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고기였다.
이넘들이 단체로 어딜 간걸까?
언넘이 상류에다 농약이라도 풀었나?
아니면? 설망앞에 어머어마한 大멍짜들이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나?
늪실민박 평상엔 기라성같은 선배님들이 저녁장을 보려 쉬고 있는데......
제가 손맛 좀 잠시 보고 오지요~~~라며
껍죽대고 물가로 내려온지 두시간여 동안,
생기다 말은 피라미 ........그것도 딱 한마리를 잡고 말았으니
잔머리를 굴려 본다.
잡았다가 죄다 놔 줬다고 하면 되는거지..........무심하게 흐르는 여울을 째려본다.
고기도 못잡고...배도 고프고...기운도 없고....자존심도 상하고
내려 올때와는 달리 민박집까지의 거리가 넘 멀게 느껴진다.
민박집 마당에 당도 하자 마자 쏟아지는 질문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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