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4-06-14 21: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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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명심
 조회 : 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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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m 흘렸을까, 터~억!
허~억!!!, 대물이 주는 느낌에 아주 짧은 순간 절로 호흡이 멎는다.
나는 설장을 타고 줄을 감으며 느끼는 스릴보다 저절로 호흡이 멎어지는
아주 짧은 이 순간의 쾌감이 몇 갑절 더 크고 좋다.
타다다닥, 콩닥콩닥. 타다다닥, 콩닥콩닥.
타다다닥, 이 소리만 들리면 내 심장의 박동은 저절로 빨라진다.
서너 차례 설장을 탄 줄이 10여 미터를 넘게 풀려나간 후에야 대가 곧게 선다.
그 때부터 누치와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 되었는데,
가느다란 줄을 통해 전달되어 오는 힘이 여느 때의 느낌과 사뭇 다르다.
“ 어허, 오늘 육자 하는가 보다 “
올해 첫 누치를 멍으로 안겨 준 대가 쉽사리 곧게 서지를 못한다.
어렵사리 대가 서면 감고, 나가면 주고, 밀고 댕기기가 계속 되면서
어느새 거리는 좁혀져서 10여 미터 앞으로 가까워졌는데
이젠 팔을 굽혔다 뻗어도 대는 더 이상 곧게 서지 못하고 줄은 감을 수가 없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고개를 쳐드는 생각,
“ 줄 터지면 어쩌나….. “
“ 이러다 내 보물 1호 상하면 우짜노 “
그렇다고 여지껏 힘들게 감아 들인 것을 다시 풀 수도 없고, 참으로 진퇴양난이다.
할 수 없이 수장대에 걸어 둔 여분의 대를 겹쳐서 강제로 줄을 감아 올리는데,
이 때 쯤이면 마지막으로 한 번 쯤은 차고 나갈만도 한데 차고 나가기는커녕
가까이 올수록 오히려 저항은 무디어지고 무게만이 육중하게 느껴진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 이거 교통사고 아냐? “
아니나 다를까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잠수함 부상 하듯이 물살과 수직으로
뻗은 누치의 너른 등짝이 쑤~욱 솟아 오른다.
“ 그럼 그렇지, 내 팔자에 육자는 무슨 육자 “
잠시 한숨 돌리며 허탈함을 털어내고 살림망으로 밀어 넣었다.
이제부터는 재미가 반감 될 것이 뻔하기에 슬금슬금 채비를 걷고 물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등지느러미 정 중앙에 바늘이 꽂힌 대적비 덕분에 손맛은 실컷 보았다.
오후 5시.
물 밖으로 나와 교통사고 당한 누치를 안식구 앞에 가서 번쩍 치켜드니
지면과 정확하게 평행을 이룬다. 천칭으로도 그렇게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누치의 등에서 바늘을 빼려다 엉뚱한 생각이 났다.
약 3,4,미터 여분을 두고 끊어놓은 줄을 잡은 후 송아지 몰듯이 얕은 물속에서
“이려, 이려 “ 하면서 왔다리 갔다리를 반복하니 누치에게는 미안 하지만 제법 그럴싸하다.
그러다가 아이들 나오면 손에 쥐어 주려는 생각으로 줄을 돌에 감아 내려놓다 그만 줄이 풀려
놓치고 말았다. 혹시 향산에서 등지느러미에 줄 3미터 달린 바늘 꽂고 있는 누치를 만나면 제가
사과 한다고 대신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 누치야 수술 잘 못해줘서 미안하다 ”
그 후로 있었던 일.
그 날 저녁 어스름 할 무렵과 다음날 아침 두 차례 더 입수하여 끄리 몇 수.
그리고 게으른 하수 티를 내느라 제법 설장을 타던 누치를 코 앞에서 떨구길 두어 차례.
바늘을 자주 갈아 주었으면 손 맛을 더 볼 수도 있었건만 누구를 탓하랴.
일요일 돌아 오는 길에 구인사에 들러 도심에서 보던 것 이상의 공구리(콘크리이트)
덩어리의 위용에 실망하고 발길을 돌린 것이 옥의 티 였습니다만,
마눌님이 썬크림과 화운데이션을 발라주는 호사를 누리고, 손 맛, 입 맛 딱 알맞게 맛보고,
비록 피라미에 불과 하지만 아이들도 손 맛을 보고, 여지껏 다녔던 그 어떤 견지여행보다
즐거운 이틀 이었습니다.
잠시 쉬러 나온 틈에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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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잡은 누치를 돌려보내주는 작은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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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물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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