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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6-28 02: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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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river
 조회 : 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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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간밤의 술자리도 그렇고 비도 주룩주룩 오고 해서 사람들은 다 늦잠을 잤다.
비오는날은 방에 누운채 한껏 게으름을 피우면서 빗소리를 듣는것이 행복인것을 견지인
이라 해서 왜 모를소냐? 낚시가 문제가 아니지....느긋하게 게으름을 즐기자~~
이래서 느즈막히 일어나 아점(조상훈님이 끓인 시원한 콩나물 김칫국에 밥말아)을 먹고
우리 일행은 다시 견지를 하기 위해서 진동계곡으로 향했다.
말로만 들었던 진동계곡은 용포리에서도 한참을 속으로 더 들어가서야 그 모습을 보였다.
비는 내렸다, 그쳤다 반복하며 그 기세를 늦추지 않는데 견지인이 언제 내리는 비를 마다
하랴? 웨이더 위에 우의를 입고 씩씩하게 입수하니 비! 너 참 우습구나!!!
계곡은 긴데 사람들은 몇명 없으니 각자 한자리씩 충분한 포인트를 차지하고 섰다.
나도 한자리 차지하고 챔질을 하고 있노라니 이땅, 아니 이 여울이 다 내것만 같다. 엄청
부자가 된 느낌이다. 부자가 따로 있으랴? 어차피 저세상 갈때는 다 놔두고 갈것을 지금 이
순간 내가 소유하면 내것이 아니랴?
줄을 풀어 내린다. 여울에 휘감기지 않도록 찬찬히 한바퀴 한바퀴 풀어서 내려 보내노라니
평소의 견지때와는 달리 온갖 상념이 다 뇌리에 달려든다.
큰아들.....
참 똑똑한 아이지....나는 그 아이가 어렸을때, 그 아이가 천재인줄 알았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유아때 자기아이 천재로 생각안해본 일이
없다고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서도....
아이가 자라면서 천재는 아니라고 인정하게 되는것은 그런데로 받아들일수 있었지.
영재인가보다..... 영재교육을 시켜서 타고난 능력을 사장시키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아이가 자라면서 그 아이는 영재도 아니란 것을 느끼게 되었지. 그것도 받아 들일수 있어.
근데...근데...이 녀석이 말이야. 천재도 영재도 아니면서 공부도 댑따 안하는 거야.
아~~~~난 정말 그거 받아 들일수 없어.
줄을 얼른 확! 챈다. 정말 난 받아들일수 없어. 공부 댑따 안하는 그녀석을!!!!
줄을 다시 풀어 내린다.
그래....몸 건강하니 됐고...성격 활달 하니 되었다.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줄은 점점 더 멀리 가고 있다.
아~~안돼!!! 공부는 노력이야. 성실한 아이, 근면한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것이지.
난 정말 우리 아들이 자기 생활과 책임에 불성실한거는 받아 들일수 없어.
다시 줄을 확! 챈다.
다시 줄 풀어~~~ 그 아이는 낙천적이지 않은가?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것만은 미친듯이
하는 성격이야. 그것 하나에 어찌 희망을 가져볼까? 마음도 착하잖아....
그래 그것으로 만족하자...
줄은 멀리 더 멀리 간다. 그래 멀리 가라 멀리...멀리....
나의 욕심도 싣고 나의 고집도 싣고 나의 어리석음도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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