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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6-15 16: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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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장희
 조회 : 3,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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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동에서 스승님과 견지
6월 12일 토요일 오후에 적막을 깨는 전화벨소리...
봉암 선생님이다.
반가움에 전화를 받으니 지금 하동에서 견지를 하고 올라가시면서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하시었단다.
고맙다.
단 한번 뵈었을 뿐인데 정이 넘쳐난다.
서울에서 오신 허 선배님과 하동에서 견지를 하시어 54센티 멍짜를 비롯하여
45정도 서너수 하시었단다.
귀가 번쩍 뜨인다.
아니 섬진강에서 이 시기에 멍짜라니...
내일 혹시 시간이 되면 하동에서 만나자신다.
이제 견지에 입문한 후배에게 멍짜의 손맛을 안겨주고 싶으신가보다.
흔쾌히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전화를 끊었다.
13일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들과 함께 하동으로 향했다.
순천에서 하동까지는 약 40Km 정도 40분쯤 걸린다.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하여 포인트를 보니 수심이 상당할 것 같다.
9시 20분경 봉암 선생님이 오시었다.
반가운 수인사를 하고, 이곳 포인트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곳은 섬진강 최 하류로서 바닷물의 영향을 받아 만조 때는 물이 차고
간조가 되면 물이 빠는데, 물때를 맞추어야 견지를 할 수가 있는 독특한 포인트다.
그래서인지 한시간 전보다 물이 빠진 것 같다.
물이 조금씩 빠지면서 포인트가 형성된다.
서둘러 장비를 챙기고 입수하였다.
일단 물이 더 빠지면 포인트를 이동하기로 하고 수장대를 박고 덕이를 흘리니
이어지는 파르르한 손떨림. 피라미이다.
계속되는 피라미의 입질 속에 물이 빠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포인트를 이동하였다.
물이 빠지면서 유속이 빨라져 편납을 더감고 묵이를 뿌리고 덕이를 흘리니
툭 툭하는 묵직한 느낌.
제법 힘을 쓰는 놈은 적비.
출발이 좋다.
봉암 선생님도 연이어 피라미, 돌돌이, 끄리를 끌어내신다.
큰 입질은 못 받아도 잔손풀이를 하고 있다.
기대감속에 시침질을 하는데 무언가에 걸린 듯한 느낌.
어 ~ 어 ~
견지대가 활처럼 휘어지며 설장을 탄다.
느낌이 너무 강하다.
순간 연약한 견지대로 놈을 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밀려드는 불안감.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앞으로 대를 주었다.
탁. 탁. 탁.
설장을 타면서 15미터 전방에서 이어지는 힘찬 라이징~.
우와 ~
탄성도 잠시 허전하다.
이상한데 왜 이러지.
줄을 감으니 쉽게 끌려온다.
떨어 졌구나.
허전하다.
선생님이 웃으시며 지켜보고 계셨는데...
이곳 포인트를 알려주신 허 선배님이 오시었다.
물속에서 인사를 하고, 포인트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시었다.
만나서 반가운 시간이었다.
일을 보시느라 장비를 시골집에 두고 오셔서 같이 견지를 하지는 못 했지만
정이 가는 말씀이 너무 자상하신 분이었다.
고향에 오시면 연락해서 함께 견지를 하자고 하신다.
사모님과 함께 오셔서 긴 시간 계시지는 못하였지만
조만간 물가에서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라며 헤어졌다.
허 선배님은 14일 하루 더 견지를 하시고 서울로 상경하신단다.
아직 견지 경험이 적어서 대물을 걸었을 때 당황했지만,
놈의 얼굴을 못 본 것이 아쉽다.
물이 빠지던 것이 1시를 지나면서 물이 불어나기 시작한다.
순간순간 물이 불어나는 것을 느낀다.
덕이와 묵이를 부려주며 시침질을 계속하는데.
다시 무언가에 걸린 듯한 느낌.
탁, 탁 ,탁 어 ~
줄을 두어 바퀴 감았을까
이제 여유를 가져 보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대를 세우고 줄을 감는데
다시 허전하다.
무엇이 잘못 된 걸까.
줄도 이상 없고, 바늘도 그대로 이고...
모르겠다.
바늘도 바꾸어 보았는데...
물이 들어와서 더 이상 견지를 할 수 가없다.
오늘 놓친 놈들의 얼굴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철수.
오전 9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 4시간여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견지 삼매경에 빠졋 던 것 같다.
봉암 선생님께서는 아까 그놈의 얼굴을 꼭 보았어야 했는데 하시며
아쉬워 하시었다.
처음부터 욕심을 부리지 않을 랍니다.
아직 섬진강의 가을도 있는데,
지금은 그져 열심히 배울랍니다.
가을의 섬진강에서 살찐 멍짜의 손맛을 기대하며...
사실 많이 많이 아쉽다.
집에 와서 줄을 새로 감는 데 설장을 타며 힘차게 라이징 하던 그 녀석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다음주에 한번더 ... 도전해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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