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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5-06 21: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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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성문
 조회 : 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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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팔봉산 주차장 밑 여울에서 등산을 다녀오던 길에 나를 발견하고 물고기를 얻어 간 최주임의 전화를 받고 감짝 놀랐다. 대체로 낚시를 동행하려면 사전에 미리 연락이 있기 마련인데 으례 조행을 떠날 것으로 짐작을 하였음인지 그는 아침 댓바람에 사무실에 나와 나를 기다린 모양이다.
다짜고짜 조수석에 올라앉으면서 함께 가자는 것이었다.
어안이 벙벙했지만 취미도 없는 사람이 잡아 놓은 고기에 현혹이 된 케이스는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다.
여유 분의 견지대도 있고 원래 홀로 다니는 내가 나란히 서서 가르치면 될 것으로 생각하여 쾌히 승락을 하였다. 이미 올라 앉아 너스레를 떠는 그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일반적인 주의이지만 대충 견지 예절부터 시작하여 잡은 고기의 처리 그리고 쓰레기 되가져 오는 매너 중심의 잔소리를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으로 보아 기본은 된것일까.
서면 노일리 부근 자연부락명 되룡골로 정했다. 이미 팔봉산 주차장 앞과 다리 건너 매표소 부근의 견지터에는 마니아는 물론 행락객들이 견지를 하기 위해 자리를 메운 탓에 노일강변 팬션이 밀집해 있는 비포장 도로를 오르면서 보니 거기 역시 정글모를 쓴 마니아 둘이 강심을 점령하고 있었다. 오전 10시인데 이미 빈자리가 없는 셈이었다. 북노일 쪽으로 오르다가 보니 소수력발전소를 만든다고 물막이 공사가 진행되었고 환경단체와 트러블을 일으켜 소송이 진행중이라는 곳까지 훓었으나 마땅치가 않아 되돌아 나가다가 일방 통행을 할 수 있는 작은 교량 밑에서 시선을 주다가 내심 쾌재를 불렀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여울 견지를 하고 있었고 놀이객들이 물고기 잡이를 하고 있었다.
여울이 꺼지는 지점의 깊은 수심대에에는 아무도 없었다. 배낭을 지고 견지인 앞을 지나면서 50미터 이상의 거리를 띄워 여울 아래 깊은 수심대를 들어가도 좋겠느냐고 양해를 구하였다. 물론 흔쾌한 승락이 있었고 릴을 가지고 투척하는 연인들의 포인트를 지나 20미터 남짓 더 내려갔다. 가급적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이유에서이다. 여울이 끝나는 지점을 골라 수장대를 꽂았다.
밑밥을 개어 구더기와 버므려 담그고 최주임의 채비를 준비하였다.
낭창거리는 빙어 견지대에 약간은 가벼운 채비를 해주었다. 여울이 덜 꺼진 지점이라 유속은 웬만했고 무게를 느끼라고 고무를 7센치를 잘라 이쑤시개를 끼운 다음 봉돌을 물리고 70센치의 목줄은 0.6호로 바늘은 오너 환형 6호를 매고 구더기를 끼운 다음 흘리고 가볍게 당겨 무게를 느끼라고 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에이! 그것은 해봤어요. 아주 맹탕은 아니에요. 이렇게 하면 되잖아요?]
[아니야. 그러면 피라미 입이 찢어지지 무슨 골프채를 흔드냐? 이렇게 부드럽게 해보라고]
어쨌든 시범을 보이고 갈겨니와 부러지 그리고 피라미를 거푸 세마리를 낚아 감아 올리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살림망과 포인트를 오가며 미끼를 달고 흘리고 스침을 하면서 가급적 물소리를 내지 않는 스텝 요령을 잊지 않았다.
누치를 낚으려면 가급적 요란한 몸짓이나 물장구를 쳐선ㄴ 안되기 때문이었다.
대체로 조황도 좋았고 처음이 아니라던 최주임 역시 말 그대로였다. 낭창거리는 빙어대로 피라미를 걸었으니 손맛이 황홀했는지 연신 감탄을 한다.
점심으로 준비한 빵과 우유를 들고 한참을 쉬었다가 다시 강으로 들어 갔다.
그때까지 쉬느라 물로 들어 오지 않기에 차분하게 누치를 노렸다.
역시 기대한대로 였다. 꺼지는 여울에서 미쳐 유속이 가라 앉기 직전 포인트에 흘려 넣은 채비는 둔탁한 입질을 받았다. 역시 초여름이라서인지 힘은 없었지만 저항이 만만치 않다.
거푸 몇 수를 끄내자 멀리서 황홀경을 본 탓인지 최주임이 첨벙거리면서 들어 온다.
어쩌겠는가. 누치는 거짓말 처럼 입을 다물었다.
아이에게 낚시간다고 이야기 했으니 고기를 가져다 보여주겠다고 한다. 잡은 고기를 모두 자기에게 달란다.
[제가 잡았다고 할 겁니다. 낚시 간다고 하였더니 무슨 고기를 잡겠냐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
[아주머니가?]
[네에! 그 사람은 대체적으로 날 우습게 보는 것 같아요. 가는길에 낚시가게에 들려서 낚시대도 사가지고 갈 겁니다. 뭘로 잡았느냐면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나는 여유로 가지고 있던 낚싯대 두개를 뽑아 들고 2단 수장대와 썰망 그리고 여유분의 납과 바늘 그리고 줄을 챙겨주었다.
그는 예전에 나름대로 손맛에 깊은 염색이 되어 있었고 더욱이 오늘은 제대로 된 짜릿한 경험을 한데다가 전리품마저 챙겼으니 앞으로 분명 중증 (重症)견짓병을 앓게 될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견지와 그는 어차피 맺어져야 할 숙명일런지도 모른다. 노느니 염불이나 하듯 시간만 나면 가정을 팽개치고 여울을 찾아 강변을 헤집고 다니는 마니아로 아마 손색이 없을 것이다.
물론. 나중에라도 어떤 경우가 되었던 나를 원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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