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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2-01 13: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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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성문
 조회 : 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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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호 흙탕물, 그래도 들이댔다.
금년 여름의 의암호는 온통 흙탕물이다. 더욱이 기상대도 예측하지 못한 상류지역의 호우(豪雨)로 의암호는 가을이 다가도록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으리라고 막연히 짐작은 하지만 환경계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나서서 해결을 하려는 움직임이 없다. 다행히 안동댐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이 지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뒤늦게 정부차원의 대책을 세운다고 법석이다.
소양댐의 중간층에서 발전용수가 방류되는 바람에 흙탕물은 대류현상에 의해 침하(沈下) 내지는 자정작용(自淨作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들이 꼽는 원인은 상류지역의 고랭지 채소밭의 토사가 흘러들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계곡에 사방(砂防)댐을 설치하겠다는 궁색한 변명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장기적인 대책이고 여름내 계속된 흙탕물이 수중 녹색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막아 폐사시킴으로써 물고기는 물론 미생물마저 위협을 받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급한 것은 생태계 복원 내지는 파괴를 막기 위해 소양댐 수문을 열어 자정이 가능한 수위까지 방류를 한 다음 다시 저수(貯水)를 하는 것인데 이것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물은 곧 자원이고 발전용수로 생산재(生産財)이기 때문에 수해방지를 위한 수문개방 방류이외 환경생태계 보전을 위한 방류는 검토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로부터 자연은 거스르는 자에게는 재앙을 안기고 미리 알고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안전을 선사한다지 않는가. 재화로서의 가치만을 생각하고 친환경적 우선대처를 외면하고 있는 물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재앙을 준비하고 있는지 하늘이 궁금하다.
남들은 우리더러 철 밥통이니 뭐니 하는데 급하면 찾아대는 통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주말에도 멀리는 못나간다. 그러니 인근 화천댐 밑에서 시작하여 건넌들까지 그리고 사내리 계곡에서 주로 논다. 홍천강 노일이며 역전평에서 유격장까지 광판리 일대는 가급적 지프를 가지고 있는 K와 동행이 아니면 출조가 어렵다. 춘천 댐 밑의 여울목이 그리워도 상수원 보호구역이라고 눈부라리는게 싫어 주로 의암호에서 즐기는데 흙탕물이 몇 달째 지속되니 부아가 어찌 끓지 않겠는가.
생각다 못해 중층용 좌대를 싣고 덕두원 다리 밑으로 붙었다. 그동안 베스 때문에 상류 낮은 여울목에서 지내던 피라미가 서서히 아래로 이동하는 것을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K는 투덜댄다.
[형님의 그 잘난 이론이 언제 씨가 먹혔어요. 노느니 염불한다고 같이는 갈게요. 구경만 하지요.]
따는 할말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지형을 알고 물속을 짐작하는 동강에서야 통하는 이론이지만 겨울의 문턱에서 한탄강이 그러했고 인제 내린천이며 인북천에서 보인 실패는 철저한 신토불이가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바지장화를 신고 들어가서 물속 지형을 살피는 것도 아니고 배를 타고 들어간 것도 아니고 여울이 끊어지는 길목에서 뚝 떨어지는 소(沼)를 찾는 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가.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덕두원 맑은 시내물이 의암호와 합류되는 지점에 수십이 급격히 깊어지는 교량 밑이 바로 내가 노리는 포인트였다.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구상이 먹혀들었다. 그러나 발전 방류로 인해 마치 바다의 반탄(返灘)조류(潮流)처럼 의암호 원류가 방류를 멈추면 물이 역류하는게 아닌가. 낭패였다. 느는 물은 찌 낚시꾼이냐 반길테지만 댐밑의 끝보기와 견지는 곤란해진다.
시간을 보니 오후 2시경이다. 주말 오후 한밤에 대체로 발전을 중단하는데 예상을 깨고 중단이 된 것이다. 할 수 없이 2칸대를 펴서 다이찌 유형(釉形) 2호 바늘을 06호 목줄에 외 바늘로 묶어 저부력 표층찌를 달아 여울부터 뚝 떨어지는 곳까지 흘려 보았다. 바닥층에 닿게 할 요량으로 좁쌀 봉돌을 달아 흘렸다.
반신반의 하면서 던져 넣었다. 물살이 오르내려 찌는 보기 어려운데 구더기를 물고 내리꽂는 입질을 받은 민대는 초리를 떤다. 첫수는 살림망이 준비가 안 되었으니 되돌려 보내고 살림망을 털어 물에 담그고 스티로폼 찌를 달아 다시 던져 넣었다. 물이 오르면 여울 끝에 치붙고 물이 아래로 쏠리면 사정없이 떠내려가길래 무심코 스칭을 하듯 당겼다 풀었다를 반복하였으나 바닥층에 붙은 피라미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다시 봉돌의 무게를 늘여 B 봉돌에서 2B 3B로 바꾸었다. 그때였다.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던 물이 어느새 완만해지는가 싶더니 소나기 입질이 시작되었다. 다시 발전 방류가 시작되어 방향이 일정해 진 것이다.
앉은 좌대에서 견지대를 풀어 넣고 목줄을 30Cm로 하고 편납을 감았다. 그러나 물 흐름이 가운데로 흐르지 않고 교각 앞에서 2~3미터도 안되는 지점에서 갈대와 쑥대 등 수변 잡초가 우거진 바깥쪽을 향하는 게 아닌가. 보고 있던 K는 바로 핀잔을 건네 온다.
[무슨 일편단심 견지요? 그냥 아까 하던 대로 하세요. 낚시란 대상어를 정했으면 조건에 맞게 통하는 기법을 쓰면 되지 무슨 지조를 지킨다고 견짓대를 펴고 그래요.]
하긴 이 겨울에 바지 장화를 꿰고 수장대를 꽂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만은 하도 의암호가 흙탕물이 지속되니 맑은 물이 유입되는 지류(支流) 끝을 노려 배를 타고 앉은 양 좌대에 걸쳐 앉아 견지대를 흘리려던 야심은 희떠운 객기(客氣)가 되고 말았다.
이것은 견지낚시와는 거리가 멀고 영락없이 춘천호 권에서 통하는 이름하여 겨울 피라미 낚시일 뿐이다. 결국 흙탕물이 된 의암호에서 마지막 가는 가을 길목에서 옳게 드리워 보지도 못한 견지질이 못내 아쉬워 벌인 퍼포먼스가 되고 말았다. 싫어도 내년 봄까지는 이 짓이라도 해야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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