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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12-30 0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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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문오형
 조회 : 3,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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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견지닷컴에 오래전에 올린 글입니다만 마땅한 읽을거리가 없기에 다시 한 번 올립니다.
아 ! 파서탕
수입천은 송우님이 수장대 꼿기가 미안해했다는 곳입니다.
송우님이 말하신 곳은 파서탕이라는 곳일겁니다.
파서탕은 수입천의 하류로서..파로호와 만나기 직전의 경치좋은 곳을 말합니다.
10여년전 미처 대낚만 좋아하고 견지를 몰랐을 때,
친구를 통해서 물반 고기반(투망을 치면 30분만에 한 양동이를 잡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에 경치가 좋다는 말을 듣고 몇 년을 벼르고 별러 여름휴가에 가족과 함께 승용차를 끌고 출발했습니다.
홍천-신남-양구-평화의 댐 가는 길로 접어 상무룡리 가는 길을 따라..고갯길에서 산길로 우회전해서 들어갔었습니다. 거의 대여섯 시간만에 도착한 곳이 위의 산길 접어드는 길이었고..그 길은 찻길이라고 할 수 없는 막 낸 길이었으며, 각종의 나무가 좌우로 가지를 뻣어 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돌릴 때도 마땅찮고..외길이었으므로 바닥을 계속 긁히면서도 계속 전진할 수 밖에 없었는데..중간에 양봉하시는 분을 만났는데..승용차론 못간다 하더이다. 그 분은 갤로퍼를 가지고 있었는데 오로지 4륜만 다닐 수 있다고 하고 막상 앞길을 보니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이 분명했습니다. 오던 길과는 다르게 길리 많이 패어있어 도저히 더 이상 갈 수는 없었지요. 그분에게 부탁하여 거금 30,000원을 주고 파서탕까지 짐을 날라달라 했습니다. 차는 중간에 두고갈 수밖에 없었지요. 가다보니 4륜도 쉬운 길이 아닐 정도로 길이 험했습니다.
그 길 끝에는 집이 한 채 있었습니다.
깊고깊은 산속에 집짓고 사시는 분은 빈장군이라는 분으로, 그 부근에서 군인으로 근무하다가 이곳
경치에 반해 예편 후 홀로 집 짓고 안빈낙도하며 사시는 분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파서탕에 도착은 하였으나,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파서탕 계곡으로 가서 놀을려면 빈장군댁의 마당을 거쳐야 했습니다.
중세시대 장원같이 많은 땅을 차지하며 담을 쳐놓은 그런 형상이었습니다.
사정사정하여 아이들과 우리 사람들만 통과를 시켜주어서 드뎌 파서탕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분은 이곳 자연이 좋아서 정착하신 분이라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무지 싫어하셨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길도 험한 채로 둔다 했습니다.
명불허전!
과연 말로 듣던대로 깨끗한 물과 경치가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깨끗한 모랫사장이 있어 텐트를 치기에도 좋았습니다.
아이들과 서둘러 텐트를 치고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얕은 곳을 보니 꺽지와 돌고기 등이 지천으로 놀고 있었습니다.
흥분을 안할 수가 없었지요.
대낚시에 지렁이를 달아 바위위에서 고기들이 노니는 곳에 던지니 순식간에 고기들이 몰려와 물었습니다. 이 곳의 돌고기는 다른 곳과 달리 유난히 컷습니다.
15cm이상 나가는 대형 돌고기가 많이 잡혔습니다.
놀러오신 다른 분들이 투망을 치는걸 구경하니 한번에 수십마리를 잡는데..거기엔 커다란 고기도 꽤 있었습니다. 그 때는 붕어낚시를 주로하던 때라 어종을 잘 몰랐는데..지금 생각하면 끄리였습니다.
맑은 물에서 투망하며 그런 큰 고기를 잡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바로 위의 깊은 소에서는 몇 분이 작살질을 하고 있었는데..30-40cm 쏘가리,꺽지를 수마리 꿰미에 꿰고 있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을 때 흐르는 냇가에서 낚시를 했더니 커다란 메기 2마리를 쉽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이 일을 어쩝니까.
갑자기 소낙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냇가에서 2-3미터 위의 모래밭에 텐트를 치긴 했지만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빈장군께 물어보니
안전하다고 장담을 못한답니다.
많은 비가 오면 텐트친 곳이 잠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쉽게 그칠것 같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철수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내리는 흥남부두의 피난을 연상하는 철수였습니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지..애들은 추워하지..짐은 또 얼마나 많은지 와이프가 살뜰하게 이불보따리까지 챙기던 시절이라 짐이 거의 한 트럭이었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홍천에 사는 친구가 마침 갤로퍼를 끌고와서 우리차있는 곳까지(거의 1km)
짐을 나를 필요는 없었지만 빈장군댁을 벗어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차를 좀 들어오게 해달라고
빈장군에게 사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요지부동.
와이프가 나서서 애들 얘기하며 눈물로 호소(정말 눈물을 흘렸습니다^^)를 해서야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오매불망 몇 년을 벼르고 별러 도착한 파서탕의 추억은 이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비교적 새차였던 프린스가 여기저기 긁힌 것은 물론이고, 머풀러가 덜렁거려서 갈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파서탕은 나의 이상향으로 계속 남았습니다.
깨끗한 물과 아름다운 경치, 지천으로 노니는 물고기들, 본격적인 낚시를 즐길 때 쯤 접어야했던 못 이룬 소망에 대한 아쉬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낚시꾼의 이상향이 된 것이지요.
그러나 그 곳을 무리하게 진입한 댓가를 혹독하게 치룬관계로 4륜차를 구입하기 전까지 다시갈 생각을 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그저 꿈만 꿀 뿐..
2001년 여름 드디어 4륜을 뽑았기에 파서탕을 향할 수 있었습니다.트렁크에는 대낚대신 견지채가 실어져 있었습니다.
이번 길은 혼자만의 길이었습니다.
주말을 이용한 여행이었기에 직장이 있는 와이프와 학교 다니는 애들은 같이 갈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산길 도착.
헉 근데..4륜을 끌고 보무도 당당하게 도착한 산길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거의 몇 년 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은 듯 길 옆의 나무들은 거의 붙을 듯 다가와 앞 길을 막었으며
쌓인 낙엽과 패인 길은 4륜의 자부심을 무색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전과 같이 길은 외길!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점입가경!
나뭇가지들이 차의 옆,위를 스치는 소리는 나의 심장을 도려내는 듯했습니다.
왜냐하면 거의 새차인 나의 애마의 피부를 엉망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나중에 보니 깊이 패인 자국이 도처에 산재하여 복구가 불가능했습니다.
바닥은 왜 이리 험한지..도저히 갈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아!
빈 장군이 이사갔나보다.
이건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님이 분명한데..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도가도 못하고 산속에서 갇히는게 아닌지..심산이라 휴대폰도 안되고 견인은 상상하기 힘든 곳이라.. 이 새차를 버리고 말아야 하나??
아 벗어날 수만 있다면 파서탕 할아버지라도 다시 이런 길을 오지 않으련만..
차의 위, 옆, 바닥까지 사정없이 긇히면서 전진 또 전진
사지를 벗어날 즈음 훤히 뚫린 또 하나의 길이 앞에 보였습니다.
산길에서 난 길 구길 말고 천따라 번듯한 길이 나있었습니다.
나중에 빈장군댁에서 들으니 몇 년 전에 새길이 뚫려서 그 길은 방치한지 수년째라 했습니다.
흐흐흑! 억울해라
빈장군님은 저 세상으로 가시고 사모님 혼자서 외롭게 그 큰 집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변한건 인간만이 아니고 파서탕의 그림도 180도 달라져 있었습니다.
우선 물이 예전의 물이 아니라 매우 탁해져 있었으며, 홍수의 영향으로 파서탕의 지형이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커다란 소가 있던 곳은 커다란 바위들과 바위 사이 사이 무심한 갈대들로 바뀌어 있었으며, 옥수가 흐르던 그 밑의 텐트쳤던 곳은 깊은 소가 형성되어있었고 마상이 같이 생긴 빈 배 하나만 쓸쓸히 매여져 있었습니다. 길이 좋아진 관계로 피서철이면 많은 분들이 다녀가서 예전의 물이 아니라 했습니다.
아!
옥수와 절경은 간데없고
어즈버!
옛 추억이 꿈이런가 하노라!
그래도 불원천리 그 고생하며 달려온 마당에 어찌 안담글소냐??
빈 장군댁 한참 위의 소를 골라 견지대를 풀었으나..
물은 공사중인지 탁할대로 탁하고 고기는 고기대로 잡히지도 않고..꽝!
아고 억울하고 원통하다.
막걸리나 마시고 잠이나 자자
사간 막걸리를 한통 마시고 잠을 자다가 밤 10시경 깨어 상무룡리가 어찌 생겼는지 구경하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파서탕!
꿈의 낙원에서 2급수 하천으로 급락하는 비극을 맛본 곳!
나의 기억속에 무수한 차의 scratch와 심장이 긁히는 소음으로 얼룩진 곳!
다시 한 번 낙원으로 복구하는 기쁨을 누리게 해줄런지??
추신)
올 봄에 다시한번 가봤더니 파서탕은 작년과 같은 상태였습니다.
한참 파서탕 상류에서 견지를 했는데 상류는 비교적 깨끗했습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갈겨니와 피라미의 공격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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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제: 또읽어도 경치가 그려집니다.....그저 자연을 최대한 보호 하려면 짐을 줄여야겠지요....수장대 어케 가볍게 하는방법 없나....쩝 (지금도 여울에가면 어찌되었건 차를 최대한 강가로 붙이고픈 욕심이 납니다.....쩝) -[11/13-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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