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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1-15 09:17:57

2006 홍천강 도보답사기 2

글쓴이 : 김진성

2006.1.2
좁은 텐트를 비집고 나와 헤드렌턴을 밝히고 아침식사를 해결한다.
행장을 수습하고 오전 7시 50분 출발.
오늘은 굴지리가 목표다.
대략 25km를 걸어야한다.

날은 흐리고 엷은 안개가 끼었다.
반곡 다리 밑을 지나 팔봉산으로 향한다.

반곡교 지나 영진상회쪽 소에도 얼음이 잘 얼었다.

이름 모를 동물의 발자국. 아마 수달의 발자국인지 싶다.

영진상회 소의 탁자모양 바위.

영진상회 여울을 지나니 오토캠핑장 밤벌여울이다.
4, 5년 전 밤낚시에 2호줄을 농락하던 대물이 출현하던 곳이다.
여울사랑 이철용님 부부를 처음 만났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태 전 큰물에 여울이 많이 변해 요즘은 찾는 이가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

밤벌을 지나 팔봉여울로 올라가다 기어코 사단이 나고 말았다.
얕은 여울 얼음 밑에 있는 쉬리, 갈겨니의 움직임을 보려고 가볍게 발을 구른다는 것이 그만 얼음을 깨고 말았다. 그 덕에 난 메기를 잡고 말았다!!

소에는 얼음이 두텁게 얼었지만 여울에는 얼음 밑으로 물이 계속 흘러 생각보다 얇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얼른 화장지로 등산화속의 물기를 닦아내고 여벌 양말을 꺼내고 한동안 야단법석이다.

밤벌여울을 돌아 팔봉산으로 향하는 최기호 선배.

그러나 의리의 사나이 최선배.
이대로 갈 리가 없지.
후배가 빠졌는데...

불과 20 여 분 뒤 기호형도 월척을 한 마리 올리고 말았으니...

최선배가 빠진 - 이름 하여 “한국형 크레바스”

보기엔 괜찮은 것 같아도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가 장난이 아니었음.

한 번씩 빠졌으니 이젠 여벌 양말도 없다.
그야말로 조심조심 살금살금 가야만 한다.
그래도 우린 간다.

팔봉산 여울의 눈사람이 반갑게 우릴 맞아준다.
팔봉여울을 지나니 이젠 되롱골이다.

어부의 집 앞 소.
겨울에도 물고기들은 편히 쉬지 못한다.
얼음에 구멍을 뚫고 그물을 치니까...

수원민박 앞 여울 건너편의 바위.

노일리로 접어드는 최선배.
벌써 4시간 이상을 걸었다.
이곳이 아니면 점심 해결할 곳도 없다.
노일리 강변으로 올라가니 어느 곳에서도 식사가 안된다.
그래. 할 수 없지. 라면이나 끓여먹고 가자...

노일리의 어떤 집 마당. 함지박 안의 물고기들. 큰 누치는 회를 떴다.
끄리, 참마자도 보인다. 얼음을 뚫고 그물로(촉고) 두시간 동안 잡은 것이란다.
아마 노일리 북쪽 분교 근처 소에서 잡은 것 같았다.

노일리 여울.

북노일 분교 여울 아래 소.
얼음을 뚫고 그물을 친 다음 그물의 상류와 하류 쪽에서 아예 차로 물고기들을 몰았나보다.
어지럽게 난 바퀴자국은 잠든 물고기들을 깨운 증거가 아닐까?

남노일 나루 자리에 놓인 다리. 남노일대교가 아님.

남노일리 아래 여울.

옹아지 나루. 남노일리와 남노일 나루 자리에 놓인 다리로 연결되는 다리 공사 현장.
이곳 바로 상류에 고드래미관광농원이 있다.

이건 무슨 발자국일까? 고라니? 노루?
홍천강을 걸으며 무수히 많은 동물의 발자국을 보았다.
그 발자국들은 거의 모두 강을 횡단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동물들이 홍천강 양안의 산속에 사는것 같았다.

남노일대교 아래 여울에서 바라 본 금확산.

남노일대교와 장항리 콧구멍다리 사이에 건설 중인 소수력발전소 현장.

흉물스럽게 쌓아 올려진 흙더미.

현지민들은 반대하건만 벌써 세멘트 보가 보이고 공사가 꽤 진척되었다.
이제 하류쪽은 흐르는 물의 양이 적어 강이 더욱 더 오염될 것이 뻔하다.

장항리에서 바라본 남노일리 쪽의 석양.

장항리 양계장 콧구멍다리에서 바라 본 개미상회 쪽 소.

저 강의 끝 부분이 굴지리.

굴지리 자갈 축대 계단을 오르니 길이 많이 넓혀져 있다.
강변상회에는 아주머니가 불도 안 켜고 가게 안에 앉아 있다.

이제 오늘의 여정을 여기서 접는다.

힘든 하루였다.
몇 번이고 약한 마음에 남노일리나 장항리에서 자 버릴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 때 마다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정경에 곧 힘을 내곤 했다...

강변상회 옆 마당에 텐트를 친다.
아주머니 왈,
“아 이만원이면 따뜻하게 불 때 주는데 얼어 죽을라고 밖에서 자?”

밤.
이슬이 한 잔에 오리온자리의 보호아래 우린 따뜻하게 잘 잤다.

김대훈 06-02-06 10:07

두분의 의연한 모습과 아름다운 여정에 존경하는 마음을 표하는 것에도 용기를 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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