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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6-10 10: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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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장희
 조회 : 2,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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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덕이 기르기
순천에서는 덕이를 구하기가 힘들다.
서울에서 택배로 구입하면 되는데 요즘 같은 여름엔 ...
그래서 덕이를 키워보기로 했다.
봉암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대로 생닭을 한마리 사서 으슥한 곳에 놓아두었다.
일주일 또 일주일 약 보름 후에 보니 닭은 없고 덕이가 많이도 생겼다.
약간 비위상한다.
덕이를 나무젓가락으로 주워 담다가 포기.
우욱 ~
도저히 못 담겠다.
6월 6일 현충일 일요일 오후 4시 일단 잡은 덕이와 혹시 해서 지렁이도 한통사가지고 아들과 마눌 두 딸과 함께 섬진강 간전여울로 향했다.
자주 지나치는 섬진강이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멋져 보이고, 바람은 왜 이리 시원한지...
간전여울에 도착하니 수량이 많이 줄었다.
간전교를 지나 2Km 정도 가면 강으로 차가 내려 갈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으로 내려가서 주차를 하고 먼저 여울을 둘러보았다.
여울은 물살이 세서 견지하기가 힘들어서 여울 위 상류로 가니 수심이 1미터 30센티정도
되고 유속이 약간 있다.
수장대를 박고, 묵이를 약간 흘린다.
견지가 될까 ?
약간 의구심을 가지며 싱싱한 덕이를 두 마리 끼워 채비를 흘리니 바로 이어지는 힘찬 손떨림...
이젠 연습을 많이 해서 능숙하게 줄을 감으니 마자다.
흥분속에 채비를 흘리니 계속되는 마자의 입질.
잠깐사이에 20여수...
물밖에 있던 아들(초등학교 3학년)이 아빠 나도 할래요.
아들을 데리고 다시 입수.
아들에게 간단한 교육(시침,과 줄감는 법)을 하고 견지대를 주며 너도 한번 해봐.
덕이를 끼워주니 아들 웃으며 줄을 흘린다.
바로 이어지는 탄성 “아빠 느낌이 와요”
줄을 감으니 누치 20센티이다.
아빠 느낌이 이상해요 하면 고기가 걸려있다.
이젠 아들의 고기 빼주고 덕이 갈아주는 일이 나의 일이 되어 버렸다.
둘이서 번갈아 고기를 잡다 보니 해가 뉘엇 뉘엇...
아빠 이번엔 느낌이 강해요...
이리저리 움직이는 놈을 아들이 줄을 감는다.
눈에는 힘을 주고 입술을 물며 열심히도 감는다.
난 그져 웃고 있었다.
의외로 덕이를 물은 놈은 꺽지.
제법 큰 꺽지가 물었다.
꺽지를 망에 넣고, 아들의 덕이를 끼워주니 다시 느낌이 온단다.
무슨 느낌일까.
이번엔 제법 힘을 쓰는 것 같다.
불거지다.
제법 크다.
이런 큰놈은 아들이 다잡고 아빠는 잔챙이만 잡았네...
이렇게 둘이 잡은 고기가 망에 그득하다.
피라미 10여수, 불거지, 꺽지 각1수(꺽지 1마리는 망에 넣다 방생함), 마자 60여수, 누치(돌돌이) 40여수
우와 ~ 이렇게나 많이 잡았네.
의외의 조과이다.
정신없이 잡긴 했는데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아들 “아빠 튀겨줘요.”
아빠 “그래.”
아빠 “너무 많치 않니 ?”
아들 “좀 많은 것 같은데.”
아빠 “우리 살려주고 조금만 가져가자.”
아들 (웃으며) “좋아요.”
아들과 작은 녀석들은 살려주고 40여수 큰놈들만 가지고 왔다.
집에와서 기름 냄새 풍기며 오랜만에 물고기 튀김을 만들었다.
마눌에게 잔소리를 좀 듣긴 했지만...
마눌 “어머 이 기름 좀 봐 주방이 기름 투성이네”
“ 당신이 치워요 ...”
아빠 “ 네 사모님 ”
아들 “ 하하하 ”
아이들은 정신없이 맛있다. 맛있다... 하하하 ~
아들 “아빠 이놈은 내가 잡은 거지... ”
이렇게 초여름 밤은 깊어 갑니다.
그런데, 마눌과 두 딸은 무얼했냐구요.
모래찜질했답니다.
차안이 온통 모래투성이 였습니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하니 좋았습니다.
네 번의 견지낚시 아직 잘 모르겠지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취미가 될 것 같다.
참. 덕이만 쉽게 구할 수 있다면...
다음엔 ... 기대해주세요.
호남 초보견지꾼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P.S : 디카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아들이 물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아쉽습니다.
멋진 섬진강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다음엔 디카 고쳐서 멋있는 섬진강 그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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