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4-08-08 2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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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소식] 누치도 도와준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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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하상
 조회 :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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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7일. 홍천군 주최, 한국견지협회 주관으로 ‘제1회 홍천강 견지낚시축제’가 열렸다. 오전 9시 30분, 팔봉산 유원지 광장에서 홍천군 군수를 비롯한 군 관계자, 그리고 한국견지협회 인사의 덕담과 치사가 있은 후 축제가 시작되었다. 과연 축제에 대한 일반 호응도가 어느 정도일지 주최 측이 걱정하였으나, 개막식장의 500석을 채운 축제 참여자로 일단 큰 걱정은 덜 수 있었다.
개막식이 끝난 후에도 일반 관광객과 축제 참여자는 꾸준히 증가하였다. 홍천강 현지에서는 오전 9시이지만, 휴가철 교통난을 무릅쓰고 9시에 맞추어 도착한 분들의 열성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아마도 새벽 5, 6시부터 잠과 식사를 설치고 출발한 것이리라. 무엇보다 축제 주최 측을 기쁘게 한 것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참가자가 많았다는 점이었다.
견지축제인 만큼 실물 견지 낚거루와 옛 견지 도구 전시도 있었고, 견지낚시 대회도 열렸다. 그리고 견지공방의 협조로 견지낚시 도구의 염가 판매 코너도 설치되었고, 여흥 프로그람도 있었다. 덥지만 화창한 날씨, 그리고 수많은 축제 참여자로 주최 측에서는 일단 안도의 숨을 쉬었으나 문제는 낚시대회에서 과연 물고기가 잡히느냐 이었다.
성인부 견지대회가 3곳 여울에서, 그리고 어린이부 대회가 팔봉산 여울에서 열렸다. 무어라 해도 축제의 백미는 어린이 견지대회였다. 30여명이 참가한 어린이 대회는 인원 관계상 네 팀으로 나누어져 A, B 두 팀은 여울에 서고, C팀은 어항 놓기, D팀은 족대로 고기잡기에 나섰다.
피서가 한창인 팔봉산 여울에는 피서객, 물놀이객이 그득하여 이러한 가운데 과연 물고기가 잡힐지 걱정스러운 상황이었다. 물가에 친 본부 천막 아래서 견지협회 관계자와 부모들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튼 7, 8명씩 아래, 위 두 여울에 어린이 견지 지망생들은 들어섰다.
키가 자그마하고 귀엽게 생긴 훈장 선생님이 손 스피커로 시작을 알렸다.
“낚시시간은 50분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족대 팀, 어항 팀과 교대하는 거애요.”
칼칼한 훈장님의 말씀이 끝나자 견지계의 고수로 구성된 교관들이 한 사람이 두세 명씩 어린이를 맡아 낚시 요령을 가르쳐 주고 일제히 챔질이 시작되었다. 그 중에서도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 교관님이 가장 열성이었다.
“자, 하나, 둘, 셋하고 채는 거애요. 하나와 둘은 짧게, 그리고 셋은 길게. 이렇게 채는 거애요.”
초등학교 고학년인 듯싶은 소년, 소녀들은 곧 배운 대로 챔질을 하고, 유년부 어린이는 견짓대가 힘에 겨운 듯 두 손으로 챔질을 하고 있었다. 관객들도 결과가 어찌 나올지 마음 조이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한 어린이의 견짓대가 고추 서고 줄이 팽팽해지며 피라미가 나오는 것이었다. 곧 이어 이곳, 저곳에서 입질이 왔고 환성이 터졌다.
그 때였다. 한 어린이의 견짓대가 제법 힘을 쓰더니 누치를 한 마리 끌어내는 것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 소년은 50분이란 짧은 시간에 늠름하게도 5마리의 적비를 잡아내는 것이 아닌가. 주위에서 찬사가 쏟아져 나왔다.
“천재 견지소년이다.”
“소년 견지왕의 탄생이다.”
“저애가 누구 아들이야?”
그러다 그 옆의 한 소년이 어린이대회의 최대어인 30cm 가까운 누치를 끌어낸다. 역시 환성이 쏟아졌다. 견지협회 회원의 아들인 듯, 젊은 어머니의 목소리가 자랑스럽게 울렸다. 서울시 한 소모임의 회원이시란다.
“역시야!”
어린이 견지낚시가 한참일 때, 다시 카랑카랑한 훈장 선생님의 목청이 손 마이크를 통해 들려 왔다.
“자, 시간이 됐어요. A팀과 B팀은 견지를 걷고 나오고, 족대 팀과 어항 팀이 교대하세요.”
A팀에서는 제법 누치와 피라미가 나왔으나, 아쉽게도 B팀은 누치가 안 나왔다. 그러나 B팀이 선 아래여울에서는 쉬리가 줄지어 나왔다. 대박영화 ‘쉬리’가 상영된 이후 주가가 높아진 귀한 고기이다. 평소에 홍천강에서는 보기 어렵던 물고기인데 그날따라 많이 잡힌 것이다. 족대를 하는 C팀와 어항을 놓은 D팀은 성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얕은 물에는 물놀이 꾼이 그득하고, 축제 관계자들이 왕래하는 상황에서 천렵은 무리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실망할 것만은 아니었다. 족대 팀은 피라미 한 마리를 잡는 성과를 올렸고, 어항은 놓은 한 소녀는 5분 만에 한 어항에서 피라미 7마리를 잡는 대성과를 올린 것이다.
교대한 C, D팀이 견지를 시작해 분위기가 한참 고조된 때였다. 홍천군의 노군수님과 견지협회 박회장님이 어린이 견지대회에 시연을 하시려 참가하였다. 견지낚시가 처음이라며 겸연쩍은 얼굴로 박회장과 나란히 선 노군수님이 챔질을 시작하였다. 축제를 주관한 홍천군 담당 팀과 홍보팀은 모두가 노군수님이 한 마리라도 손맛을 보아야 할 텐데 하는 걱정스런 얼굴이었다.
견지협회 박회장이 고수답게 피라미를 두어 마리 낚고는 노군수의 얼굴을 미안스레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노군수님의 낚싯줄이 팽팽해지며 누치가 한 마리 걸려나오는 것이 아닌가. 홍보팀의 카메라 셔터가 요란한 소리를 냈고, 노군수 주위의 방송 비디오 촬영기가 초점을 모았다. 생전 처음 잡은 30cm나 되는 누치를 참착하게 끌어낸 군수님이 바늘을 빼고 소중하게 누치를 방류하였다. 개회식 때 축사를 하시던 근엄한 얼굴에 어린이 같은 웃음이 퍼진다. 주위에서도 축하 말이 터져 나온다.
홍천군 홍보팀이 안심을 하고 철수하였으나 , 딴 팀의 적정거리가 생겼다. 원래 계획이 잠깐 낚시를 하시고, 성인부 대회 현장을 순시할 계속이셨다는 것이다. 그런대 군수님이 견지를 오래 하셔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팀간에 통화하는 무전기 소리가 요란히 울리고도 한참 후 시연 팀이 철수하였다. 만면에 웃음을 띤 노군수가 말하신다.
“역시, 전통낚시군요. 내년에는 더 성대하게 해 봅시다. 예산도 늘리고, 또 대회 구역도 넓게 잡고요.”
오후 4시. 어린이대회가 끝나고, 견지 어린이답게 주변 청소까지 말끔히 끝낸 참가자들은 본부로 모였다. 중량상, 최대어상, 누치상, 피라미상, 족대상, 어항상,,. 시상이 끝나고 모두 즐거운 모습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폐막식장으로 향했다. 이 축제를 추진하느라고 무진 고생한 협회 봉사자들의 노고가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처음으로 큰 축제를 추진하노라 겪은 어려움과 축제 진행과정에서 나온 혼선으로 인해 어느 곳에서는 고성도 나왔으련만 그 질곡을 일순간에 날려버리고, 벌써 내년 축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축제 시기와 기간, 그리고 방법 등 시행착오에 대한 반성과 개선 의견이 쏟아진다.
오후 다섯 시. 축제가 성황리에 끝나고, 시상이 끝나 참가자들은 푸짐한 기념품과 상품을 안고 즐거운 얼굴로 내년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이처럼 ‘홍천강 견지낚시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난 것에는 홍천군 직원들, 그리고 견지협회 봉사자들의 노고가 너무나 컸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축제의 일등공신은 이 내 한 몸 받쳐서 희생하며, 축제 참가자를 즐겁게 해준 홍천강의 누치와 피라미였다. 더 많은 견지가족과 어린이 견지인의 탄생을 기대한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8-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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