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배견지한마당
견지낚시를 즐긴다는 것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가슴 뛰는 행복으로 뚜렷한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곳엔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없다. 오로지 견지가 좋아 모인 사람들.....
그들이 2014년 6월 14일. 한국견지낚시협회주관의 ‘2014 배견지한마당’ 축제에 모였다.
견지누리, 견학단, 고양견지캠프, 북한강, 여울사랑, 한여울 등 각 동호회별, 개인별로 80여명의 견지꾼과 가족이 모여 저마다의 부푼
각오를 다지며, 단체전 16척, 개인전 14척, 총 30척의 배를 청평호반에 띄워 자웅을 겨뤘다.
배견지한마당행사는 2005년 고여한(고양나라, 여울과 견지, 한여울)이 주축이 되어 초대행사를 주관하였고,
이제 명실공이 협회공식행사로 9년을 맞이하였다.
대회의 시작과 끝은 오전 9시~오후 4시 까지지만, 관건은 청평댐의 방류여부다.
댐의 방류여부는 사전예고가 없으므로 발전방류 상황을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 와중 이율배반적이게도 가장 반가운 소리.
“딩~동~댕~. 청평댐 발전소에서 알려드립니다. 지금부터 발전방류를 시작합니다.
방류를 하면 급격히 강물이 불고, 유속이 세져서 대단히 위험하오니 댐 하류에 계신 분들은 밖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사이렌소리와 함께 이 방송이 울려 퍼지면 비로소 공식적인 대회가 시작된다.
뱃집주인들의 모터보트가 분주하게 선수들을 실어 나르고, 아침사냥을 나선 끄리들로 교각주변에서는 연신 피라미들이 이리저리 튄다.
2014 배견지한마당 행사에서는 누치 큰 놈 두 마리를 계측하여 상을 준단다. 오늘 들어선 물골에선 과연 어떤 놈들이 내게 행운을 안겨줄까.
나도 강변집 사장님의 인도로 사전 추첨에 의해 정해진 번호의 배로 옮겨 타고,
배가 물골에서 평형을 이루었을 때 뒷돌을 내려 배를 단단히 고정시킨다.
그리고 설망채비를 하고 설망추를 물살의 세기에 따라 적당한 무게로 맞추어 내린다.
물속으로 수장되는 설망에서 희부연 들깻묵 가루들이 흩뿌려진다. 물살은 대추 하나 정도로 적당하다.
그리고 견지대를 고르게 된다. 보통 배견지대는 서너대를 가지고 다닌다.
배견지대는 여울 견지대와는 달리 그 휨새가 세고 탄력이 뛰어난 강대를 선호하게 된다.
그래야 100그램 정도의 봉돌의 무게를 감지할 수 있다.
이렇게 봉돌까지 맞추게 되면 살이 오른 덕이 서너 마리를 바늘에 꿰어 낚싯줄을 풀게 된다.
보통 설망 앞으로 봉돌이 닿게끔 조절하게 되는데 가급적 설망줄을 피하여 낚시줄을 드리우고 시침으로 설망 앞으로 조절하게 된다.
시침은 점잖고 느긋하게 해야 하며, 대부분의 누치들은 설망 앞에 집어되어 낚게 되는데,
그 입질이라는 것이 여울견지와는 달리 당차게 대를 잡아 채듯 통줄튀김을 한다.
첫 줄 내림에 바로 통줄튀김을 한다. 흔히 적비라 부르는 놈이다.
크기는 2-30센티미터로서 배견지에서는 잔챙이에 속한다. 다시 채비를 조절하고 설망 앞으로 채비를 내리면서 시침질을 한다.
그렇게 방류하는 동안 꾸준히 배의 물칸을 채운다.
이렇게 견지를 하면서 같이 탄 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술도 한 잔 하면서 다른 배에서 견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다.
이하상 박사의 “수변의 단상” 242쪽에 옛 선현 중 정사룡(鄭士龍 1491~1570)이란 분이 밝혀진 문헌상 최초로 견지관련 시를 썼는데
釣者, 俗云牽之 “낚시하는 물건, 이것을 견지라 한다”
마음 내키는 대로 흔들리는 쪽배를 타고,
봄 강에 낚시얼레를 담근다.
줄과 바늘 마음과 손에 모으니,
물고기 숨어 도망가기 어려우리.
손가락 움직이면 비록 싫도록 잡히나,
애처로운 마음 들어 느긋이 잡네.
옛날에 낚시꾼 장지화는
빈 낚시에 고기 잡히면 찬거리 마련했다지.
시간을 거슬러 500년 전 이 시처럼 나도 느긋하게 자연을 벗 삼아 세월을 낚는지 고기를 낚는지 한 참 견지삼매경에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시간, 저마다의 조과를 뽐내기도 하고 겸손해 하기도 하면서 삼삼오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준비한 점심과 소주 한 잔에 서로 밀린 인사도 하고, 안부를 묻고 여울에서 만날 기약도 하고...
다시 오후 배를 타고 열심히 시침질을 해 보지만, 청평호반 전체가 조황이 좋지 않은 듯하다.
그렇게 배견지 한마당 행사도 어느덧 막을 내리고 오후 4시 시상식이 이어 진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누치를 낚은 조사들의 계측이 이어지고, 계측결과 단체전 1위는 여울사랑, 2위 고양견지캠프, 3위 한여울 이었고,
개인전 1위는 견지누리 엄두용, 김형순, 2위 강우규 훈장, 한호동, 3위 오관종, 오병종님이 차지했다.
이어지는 행운권 추첨에서는 참가인원보다 경품이 더 많은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다음 배견지한마당은 어떠하리라 서로들 비장한 각오를 새기며, 행사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2014 배견지한마당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 하루는 다양한 추억으로 각인되어 오랫동안 기억 될 것이다.
나 또한 좀 더 열심히 집중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자연을 벗 삼아 풍광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족한 하루였다.
2014 배견지한마당에서 라온 류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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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님 강요에 의해서 낚시춘추 이기자님에게 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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