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6-07-21 14: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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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평창강>과 수재현장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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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재국
 조회 : 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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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물난리를 겪고 있다.
태풍처럼 쎈 바람을 동반하지도 않고, 단순히 비만 내리는데 이런 피해를 입고 있다.
평창에서 비가 엄청나게 온다는 전화를 받고, 연휴를 이용하여 일요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섰다. 평소와 다른 것이 있다면, 광미낚시에 들르지 않고 막바로 고속도로행이겠다.
계속 켜 놓은 라디오에서는 영동고속도로가 남원주까지만 이용가능하다는 방송이 계속되고,
방송대로 남원주에서 강제(?)우회전,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든다.
통상 평창을 가는 길은, 새말-안흥-방림-평창, 장평-방림-평창인데, 다 막혔다 하니,
중앙고속도로로 신림-황둔-평창길을 택해본다. 황둔을지나 판운을 못가 길이 막혀버린다. 도로 유실이란다.
재빨리 방향을 틀어, 영월로 냅다 달리니, 주변의 하천과 저수지가 온통 빨간물로 저수지 둑을 넘고 있는데,
저수지는 둑위로 물이 넘으면 무너진다던데...하며, 이게 무슨 변고인가 불현듯 공포가 엄습한다.
영월로 들어가니 도시 전체가 흡사 무슨 큰 재난을 앞둔 곳 인양,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심각하고 격앙되어 보이며 분주하다.
연당을 거쳐 평창으로 들어가려고 차를 모니, 가다보니 도로가 물속으로 들어간다. 저지대 침수다.
또 차를 돌려 장릉쪽을 거쳐 가려니, 길을 막았다. 도로가 절개되었단다. 분주한 소방대원에게 물어보니,
평창가는 길은 다 끊어졌으니 포기하고 돌아가란다.
이때 불현듯 머리에 떠오르는 한분, 그래, 평창에서 근무하시는 <여울사랑>의 <지구대장>님이다. 잽싸게 전화를 돌리니, 숨가쁜 목소리다.
“고문관인데, 평창들어가는 길 좀 알려주세요” 거두절미 인사도 못하고 목적만 말한다.
“이 고문님, 길이 다 끊어졌는데 마차로해서 미탄을 거쳐 넘어오는길만 가능할것 같습니다. 그것도 현재상황으로요” “땡큐 써얼”
잽싸게 장릉옆을 지나 경찰서앞을지나, 주택가를 더듬어 길을 잡고 언덕을 올라가는데, 차 하체 세차하나는 끝내준다.
“부우~욱” 물퍼지는 소리에 내가 깜짝 놀라며, ‘행여 산절개지가 쏟아지지는 않을까’ 엄습해오는 불안감을 내내 안고, 안전하게 그렇지만 최대의 속도로 달리다 보니 이윽고 평창이다.
“휴~~우”하고 안도를 하며 읍내를 벗어나는데 삼거리옆 대로가 물에 1/3이나 잠겼다. 평창강의 범람인 것이다. 그간 무수히 여울을 찾아 강을 다녔어도, 정말로 강이 무섭다는 생각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거리에 다다르니 장평방향 길을 막아 놓았다. 막고 있는 경찰이 “어디 가십니까?” “네, 다수리로 가는데요”
“다수리면 저길로 가십시오” 주 도로가 유실되었습니다“ 그곳으로 가니, 또 차를 막는다. 기다리란다. 뭐를?
산밑 마을내 좁은 길이라 일방통행으로 보내고 온다.
기다리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 물난리가 흡사 전쟁터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을 때, 어떤 차가 옆으로 와서 조수석유리만 내리고 통제 경찰관한테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나?“하고 위엄스럽지만 다급하게 묻는다.
‘어쭈, 경찰한테 반말을 해?’하며 고개를 돌리니, 얼라리? 이게 뉘기여?
으하하하, <지구대장>님이다.
“지구대장님~”하니, “어? 이고문님~” 이게 무신 극적인 해후란 말인가?
그 넓은데서 해필 요순간에 고기서, 찻속에서 만나는가? 참, 기연이다 하면서 얼른 차에서 내려, 반갑게 해후를 하니, 아 글씨, 고맙게도 “석파헌”이 걱정이 되어 그쪽으로 가고 있는 중이란다.
차 방향이 바뀌어, 무궁화 두 개짜리 작업복의 지구대장님을 앞세워 고개를 넘어 “석파헌”으로 들어가니,
범람의 걱정이 되어 “석파헌”앞 새 다리에 모여 있던 계장리 마을사람들이,
“저 사람 뭔 죄를 지어 경찰을 대동하고 왔는가?” 하고 쳐다보다가,
“어? 저 사람, 무궁화 두 개짜리 경찰하고 맞먹쟎여?”
으흐흐~~, 또 한번 지구대장님의 위용이 앞선다. 여울사랑벗님네들 좋겠다~~~.
(지구대장님, 캄쌰합니다. 수고하고 고마웠습니다. 다음주에 가니, 이슬이 한잔 하시지요)
다수리의 오랜 상징이던 옛 다리 “다수교”는 이번 폭우를 끝으로 상판두개와 교각하나가 뽑혀 제 명을 다하고 무너졌는데,
다행히도 여러분들의 덕분으로 “석파헌”은 털끝하나 탈 없이 무사하다.
염려하여 주신 여러분,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오후, 4시 반, 만 8시간반만의 도착이다.
“히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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