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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12-31 18: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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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하신년(謹賀新年) -새해를 밝고 떳떳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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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석범
 조회 : 1,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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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하신년(謹賀新年)
새해를 밝고 떳떳하게
구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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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는 가파른 현실의 고비 속에서
밖으로는 역사의 세찬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한 해를 보내고 맞는다.
우리는 이런 혼란의 시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밝고 떳떳하게 살려면
눈에 보이는 사물에만 혹하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道理의 세계를
먼저 받들고 섬기고 따라야 하며
우리가 이런 혼돈의 시대 속에서도
삶의 보람과 그 기쁨을 맛보려면
세상은 결코 허무의 수렁이 아니라
眞善美가 언제 어디에나 實在함을
스스로 깨우치고 또 찾아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사람의 유일한 징표인
양심의 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여서
세상을 핑계 말고 거짓을 물리쳐야 하며
아무리 먹구름과 비바람이 휘몰아 쳐도
겨레와 나라의 정의로운 전진을 믿고
인류 앞날에 티없는 희망을 지녀야 한다.
한편 그물코같이 꽁꽁 얼키고 설킨
우리 세상살이를 順利로 풀어 나가자면
是非의 눈과 자를 먼저 자신에게 돌려
小我를 버리고 大我에 나아가서
小義에서 벗어나 大義를 앞세우고
눈앞의 현상보다 大局을 내다보며
쥐잡자고 독을 깨는 미련을 떨지 말자.
그리고 인간은 그 衣食住부터가
딴 사람의 땀과 솜씨와 그 정성으로
지탱되고 유지되고 있음을 깨달아서
꽃과 벌과 같은 평화로운 互惠 속에
우리의 삶을 사랑의 한마당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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